이런 분위기는 지난해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장안1~2동을 제외한 동대문구 모든 동에서 앞섰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는 이필형 국민의힘 후보가 구청장에 당선됐다. 2010년 이후 12년 만의 보수 정당 출신 구청장이다.
정치권 인사들은 이문휘경뉴타운(1만7200가구)과 전농답십리뉴타운(1만3900가구) 입주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 대선 결과를 동별로 보면 윤 대통령과 이 후보의 득표율 격차가 큰 지역은 청량리(10.5%포인트) 이문1동(9.1%포인트) 제기동(7.6%포인트) 회기동(7.6%포인트) 휘경1동(5.5%포인트) 등이다. 이문휘경뉴타운은 이문1동과 휘경1동에 걸쳐 있다. 뉴타운은 7개 구역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 2개 구역이 입주를 마쳤고, 3개 구역은 공사 중이다. 이 지역에서 세 차례 총선에 출마한 허용범 국민의힘 동대문갑 당협위원장은 “뉴타운 지역은 과거 노후 주택이 모여 있고 호남 출신 유권자가 많아 민주당 성향이 강하던 곳”이라며 “재개발 이후 입주한 유권자들의 정치적 성향은 기존과 확실히 다름을 체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용범 국민의힘 동대문갑 후보는 이문1동에서 안규백 민주당 후보에게 5.6%포인트 차이로 졌지만, 이문래미안2차(이문1동 제5투표소)에선 3.7%포인트 앞섰다. 2004년 입주한 아파트지만 대형 주택형이 많아 과거부터 중산층 거주 비중이 높은 단지로 평가받는다. 김경진 국민의힘 동대문을 당협위원장은 “기존 아파트라도 넓은 주택형이 많거나 평균 가격이 높은 단지, 거주자 중 고령층 비중이 높은 단지 등은 보수 성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내년 4월 총선에도 신축 아파트 변수가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동대문구에는 14개 단지, 5344가구가 최근 입주했거나 내년 4월까지 입주할 예정이다. 전농동 청량리역롯데캐슬SKY-L65(1425가구), 용신동 청량리역한양수자인그라시엘(1152가구)과 래미안엘리니티(1048가구) 등이 대표적이다. 신축 아파트가 많다고 무조건 보수 정당에 유리한 것은 아니다. 정치권 관계자는 “신축단지는 맞벌이 부부가 많아 발로 뛰어도 전체 주민의 20%밖에 만나지 못한다”며 “민심을 예측하는 것이 쉽지 않고, 유권자의 마음을 돌리기도 어려운 상황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축 오피스텔과 원룸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젊은 세대의 표심을 잡는 게 관건이라는 이유에서다.
양길성 기자/사진=임대철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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